남해군 : 우리가 모른체하면 누가할꼬
한려수도 관광지에 스포츠파크의 씨앗을
한국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남해도는 우리나라 섬 중에서 가장 산이 많고 평야는 적은 섬이다. 남해군이 크고 작은 섬 68개로 이루어져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남해군이 갖고 있는 섬 중 5개를 제외한 섬은 아름다운 무인도이다. 주민들은 주로 남해도와 창선도에 살고 있다. 남해대교가 1973년에 개통되어 육지와 직접 연결되자 남해는 배를 타고 섬과 바다를 구경할 수 있는 관광지로 알려지게 되었다.
6만이 못되는 인구가 살고 있는 남해군이 매스컴을 타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천연 잔디에서 시작되었다. 1990년 중후반 사람들에게 천연잔디구장이 꿈같은 이야기로 들리던 시기에, 군청이 직접 나서서 우리 기후에 맞는 천연 사철잔디를 키워내는 데 성공했고 이 잔디를 축구장이나 골프장에 팔아 소득 증대를 꾀한다는 소문이 났던 것이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잔디의 다른 지역으로의 판매는 월드컵을 앞두고 천연잔디구장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주목을 받았던 시장환경과 관련된 것이다. 천연잔디구장 재배 판매사업은 직접 잔디구장을 조성하고 이 곳을 선수의 전지훈련장으로 만드는 사업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따뜻한 동한난류 때문에 남해의 잔디구장은 추운 겨울에도 평균기온 1.3℃ 내외라는 천혜의 동계훈련지로서의 조건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스포츠비즈니스의 하드웨어
남해군은 잔디구장을 여러 개 갖고 있다. 남해에는 남해스포츠파크의 주경기장, 비자구장, 치자구장, 공설운동장 외에 다초초등학교, 서면중학교, 도마초등학교에 연습과 시합을 할 수 있는 잔디축구장이 있다.
사계절 푸른 국제경기용 천연잔디구장을 이미 5면이나 제공하고 있다. 잔디구장을 관리하면서 노하우도 생겨나고 비가 오면 즉시 배수를 해낼 수 있는 배수시설과 잔디를 잘 가꾸어줄 스프링클러 시설까지 정비되어 타 지역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체육시설을 관리한다.
점차 잔디축구장으로 전지훈련을 오는 팀이 많아지자 남해의 고민은 이들에게 숙박과 휴식에 편한 시설을 제공해서 전지훈련을 위해 재차 남해를 찾도록 만드는 것이 되었다. 1999년 남해스포츠파크의 탄생으로 남해는 사계절 전지훈련장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 삼성 블루윙즈, 부산 아이콘스 등 프로구단과 청소년국가대표, 유소년대표팀, 서울시청, 상무 등 수많은 축구팀들이 전지훈련차 남해 스포츠파크를 찾았다. 심지어는 일본의 이치하라 선수단이나 중국의 상해중원팀이 전지훈련을 위해서 남해에 찾은 바도 있었다.
2002년 남해 스포츠파크에는 민자유치가 포함된 150억원의 투자로 스포츠파크가족호텔이 개장하였다. 97실이 공급된 이 가족호텔은 전지훈련장에서 더 나아가 일시에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축구대회유치를 가능케 했다. 2000년부터 눈높이컵전국남녀초등학교축구대회가 열린 이후 각종 전국규모의 축구대회가 남해에서 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남해는 축구 단일 종목에서 점차 종합 스포츠파크로 거듭나려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된 종목은 여전히 축구로 보이지만 축구 이외에 다른 스포츠를 함께 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스포츠 시설 건설을 추진해가고 있다. 그 중에는 2003년부터 시작해서 2004년 완공될 남면공설운동장 건립 사업과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시행될 상주 체육공원 조성사업, 2004년 공사를 시행해서 2005년에 끝내게 될 남면체육공원 조성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축구를 할 수 있는 운동장 외에 농구, 배구 등을 할 수 있도록 실내체육관을 건립하고 있고 족구장,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을 건설중이다.
스포츠마케팅
‘축구, 야구 선수들의 전지훈련의 메카이며 대규모 축구대회 개최의 최적지이며 기업연수, 학생 및 단체수련장으로서 최적지’. 남해군이 내건 슬로건이다.
2002년 남해군은 연간 대회 개최 및 전지훈련팀 유치로 136억원을 벌어들였다. 그동안 남해를 찾는 팀은 각종 대회에 참가한 450여팀과 전지훈련을 위해서 들어온 178개 팀이다. 1997년에 전략적인 목표를 추진할 때만 해도 그 결실이 어떻게 맺어질지 장담하기 어려웠다. 이제는 월드컵 이후 수없이 생긴 초등학교축구팀과 일반 동호인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어 호황을 이루게 되자 남해군은 ‘축구 특구 지정을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남해군은 1995년부터 축구팀 전지훈련 유치를 위해 1직원 1팀 유치를 목표로 국내 축구팀 유치에 정성을 들였다. 이제 국내팀 유치는 프로구단은 물론, 실업팀, 중고생팀, 초등학생 팀까지 대상이 되고 있고 전지훈련기간 중에 모여든 팀 간에 서로 훈련 파트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유명 선수나 강팀의 전지훈련을 유치하려는 노력도 보태졌을 것이다. 전지훈련 대상은 이제 일본이나 중국의 프로구단이나 학생선수 팀에까지 확장되어가고 있다.
남해는 월드컵 기간에 덴마크 축구국가대표팀의 전지훈련을 유치하여 축구전용훈련장으로서 국제수준임을 입증받은 셈이기 때문에 월드컵 이후에는 해외 축구선수단의 전지훈련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남해군의 스포츠마케팅은 누가 하고 있을까. 2001년 1월 군청 회의실에서 열렸던 현대종합상사와 남해군청 간의 스포츠마케팅 대행 계약 조인식장으로 되돌아가 보자. 월드컵준비캠프사업이란 즉 해외 월드컵 본선 출전 팀의 전지훈련을 유치하는 것이다.
지자체가 직접 나서 마케팅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조직의 업무추진이 예산 통제를 받는 점도 있고 사업추진 부서의 업무재량권도 제약받을 것이며 인력의 전문성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포츠마케팅을 위탁대행 받은 회사는 훈련장 유치를 위한 안내홍보물의 제작부터 체육시설의 확충에 대한 컨설팅, 의전 및 이벤트를 챙기게 된다.
우리가 주인인데, 재미도 그만
남해군의 스포츠사업이 주목받은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군에서 주도했던 스포츠사업이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 다른 하나는 지역 정치와 결합된 지역 고유의 개발전략이 실현된 점이다.
특히 남해시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지역운동가 출신으로 지역민과 호흡을 맞춰서 스포츠사업을 지역 특화사업으로 가꾸어간 것이다.
지금은 지역발전 전략으로서 스포츠를 내세운 지방자치단체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8년 전인 1995년 스포츠발전 전략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특유의 지역 정치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남해는 특별히 남해군수, 군청당국과 주민 간의 끈끈한 협력이 존재하여 TV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이런 경우 호텔, 음식점 등 관광업소의 매출증대에 급급하기 쉬운데 남해군의 경우는 이러한 이득과는 별도로 지역주민들이 지방을 활력 있고 윤택하게 만드는 데 동참해나가고 있다. 남해군의 스포츠파크는 외지인뿐만 아니라 남해군민들에게도 편안한 체육시설로 개방되어 스포츠사업에 대해서 군내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아낼 수 있었다. 아마 이러한 지지가 정치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 과정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사람을 감동시킨 것은 주민들이 보여준 자원봉사였다. 마을 주민들은 수없이 들어오는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 축구팀의 응원단이 되고 임시 후견자가 되는 등 자발적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민박을 들어온 초등학교 학생들의 훈련복과 운동화를 세탁해주고 경기가 열리는 운동장에 수십 명이 몰려가서 깃발을 세워 응원을 해주는데 이것이 강제적 동원이 아니라 자발적인 면이 강하다. 이러한 활동은 주민들이 민박 등으로 소득을 올리는 것 이상으로 지역 문화에 영향을 미친다. 우선 스포츠지원활동으로 젊고 활력이 있는 지역문화가 형성된다. 또한 지역주민간에 유대가 커지고 봉사하는 정신이 함양된다. 또한 지역의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자연스럽게 스포츠에 노출되어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참가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래저래 스포츠사업은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주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지역민으로서의 자긍심과 공동체 의식 제고 등 여러 측면에서 지역발전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참조 : 쓰레기섬 난지도의 대중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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