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알차다: 중소도시의 전략
스포츠이벤트 성공의 열쇠: 지역 공감대
오늘날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새로운 이벤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지역마다 차별화된 이벤트와 마케팅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지역에서의 이벤트 개발은 무엇보다 그 지역주민과의 공감대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어느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주민들과 대화 없이 골프장을 개발하였다면 주민들은 외면할 것이고 공감대 없는 일방적인 사업의 실시로 당초에 계획한 목적들을 달성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최근 부안군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도 일종의 이벤트라고 한다면 유치 준비 단계에서부터 지역 주민과 충분한 대화가 없었던 점 때문에 오늘날 많은 충돌과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아무리 훌륭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준비해도 그 지역 주민들에게 인식되지 않는다면 그 효율성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홍보(PR)란 대중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쌍방적 커뮤니케이션(Two-Way Communication)을 의미한다. 주민과의 공감대 형성과는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알리는 데 그치는 광고가 아니다. 대개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들이 스포츠이벤트를 유치하거나 개발하게 되면 지역민들에게 전단지 배포, 도로 현수막 설치, 홍보관 운영을 통해 일방적으로 알리기만 하는 광고만 한다. 이렇게 되면 그 이벤트는 일회성 행사로 주민들 기억에서 쉽게 잊혀지거나 성공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이벤트 자체가 지역 주민과 공감대를 형성하여 그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불어넣어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ASEM회의 때 국빈들에 대한 대접, 진행에는 완벽했으나 시민의 공감대 형성되지 않아 결국 시민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던 사실을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지역에서의 스포츠이벤트 개발은 외부 과시용이 아니라 시민들이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실제적으로 느낄 수 있는 내부 지역주민의 커뮤니케이션의 기회가 되어야 하며 이러한 힘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되어 궁극적으로 지역복지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작은 고추 서산시청의 힘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속이 알차다는 이야기이다.
국내 프로스포츠에도 이런 작지만 알찬 구단이 있다. 서산시민축구단이 대표적인 예이다. 서산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서산지역을 연고로 하는 서산시민축구단을 창단하였다. 규모는 작지만 경기 당 약 4,000명의 홈 관중을 몰고 다닌다. 4,000명은 월드컵 이전 프로축구 평균 관중수와 맞먹는다. 작지만 가장 알찬 성공적인 K2리그 구단으로 평가받는다. 서산시는 궁극적으로 클럽에 세워지는 스포츠타운을 활용하여 전국규모의 각종 대회를 유치하고 주최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지역주민들에게 스포츠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루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서산시민축구단에는 시민 1인 1구좌 갖기 운동과 함께 시민들의 참여가 매우 높다.
우리나라의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스포츠시설의 활용도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지역에서 건설한 종합경기장과 같은 지방의 공공스포츠시설에 대해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시설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런 면에서 프로스포츠의 활성화는 그 지역의 시설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유용하게 작용할 수 있다. 광역자치단체뿐만 아니라 지방중소도시를 중심으로 구성된 K2리그는 시설의 활용 측면에서도 지역에게 매우 의미 있는 스포츠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국민은행(고양시종합운동장), 강릉시청(강릉종합운동장), 상무(이천종합운동장), 서산시민축구단(서산공설운동장), 서울시청(목동종합운동장), 수원시청(수원종합운동장), 한국수력원자력(한밭종합운동장), 한국철도(인천문학경기장), 험멜코리아(의정부종합운동장), 현대미포조선(울산월드컵보조경기장)이다. 서산공설운동장은 경기장 관리비 충당은 물론 지역민을 위한 시설의 활용 측면에서도 성공을 한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스포츠이벤트 같은 청도 소싸움 축제
소싸움은 스포츠가 아니다. 그러나 농촌에서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레저 종목 중의 하나이다. 또한 지역 이벤트 측면에서 스포츠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경북 최남단에 위치한 청도군 청도에서 매년 3일간 전국민속투우대회가 열린다. 1년간의 준비 끝에 대회에 들어가면 전국에서 참가한 싸움소들의 열기로 청도는 온통 축제분위기에 휩싸인다.
소싸움이 시작되면 소주인들은 경기 직전 소에게 소주를 먹여 사나워지게 만든다. 싸울 장소에는 모래를 깔고 새끼줄을 둘러싸움판을 마련하고, 싸움을 하기 전 소 사이에 포장을 가렸다가 이것을 치우면 싸움이 시작된다. 싸움이 시작되면 소들은 서로 뿔을 맞대고 상대를 떠받고 밀게 되는데, 이때 무릎을 꿇거나 넘어지거나 밀리면 지는 것이다. 이때 주변에서는 농악대의 응원이 어우러져 관람객들의 흥을 돋우게 된다.
서양의 소싸움은 우리와 대조적이다. 사람이 소를 상대로 싸우는 투우가 대표적인 민속경기로 인기를 유지해오고 있다. 투우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스포츠로 경기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도 한해 수십만에 달한다. 투우는 투우사 마타도르(matador) 1명이 2마리의 소와 대결하며 1회 진행하는데 3명의 마타도르가 등장한다. 따라서 1회에 총 6번의 투우가 진행되며 투우 1번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분이다. 마지막 순간 마타도르가 새빨간 천(무레타)을 흔들며 소가 돌진하도록 하는데 (이를 파세pase라고 함) 몸이 소에게서 얼마나 아슬아슬하게 비켜나느냐에 따라 기량의 우열을 점친다. 마침내 힘이 빠진 소의 정면에 선 마타도르가 심장 바로 위를 칼로 찌르는 ‘의식’을 치르는 것으로 투우는 종료된다. 멋진 투우를 보여준 마타도르에게 관중들은 환호를 보내며 명예를 주도록 하는데 명예란 다름 아닌 넘어진 소의 귀를 잘라 마타도르에게 주는 것이다. 만약 투우사가 단칼에 소의 숨통을 끊어놓지 못하면 상품인 소의 귀를 받지 못한다. 반대로 투우사가 잘했다고 생각되면 소의 양쪽 귀를 상으로 받고, 더 잘하면 꼬리까지 상으로 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명예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위험이 따르며 상대적으로 고수익이 보장된다. 투우는 너무 잔인하다는 이유로 세계동물보호협회가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스페인 국민들은 투우를 예술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외국관광객들에게는 훌륭한 스포츠관광인 것이다.
서양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경북 청도군의 명물 소싸움대회를 문화관광부는 한국의 10대 지역관광문화축제로 선정해 국비 1억원을 지원하였다. 상설 투우장을 갖춘 소싸움 대회와 함께 연날리기, 농악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민속행사와 운문사나 용암온천 등 주변 관광명소를 돌아보는 관광 상품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고 행사기간 중 외국인 관람객을 포함하여 20만 명이상의 내외 관람객이 다녀갔다.
댄스 페스티벌 도시
천안시가 세계적인 댄스 페스티벌의 도시를 꿈꾸며 흥타령축제를 추진하고 있다. 천안시는 그동안 매년 10월, 수억 원의 시 예산을 투입해 삼거리 축제를 개최해 왔다. 많은 예산과 공무원이 동원되는 이 축제는 그동안 별다른 특색도 없고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관광 상품화는 고사하고 시민들에게까지 외면받아 왔다. 그 누구도 선뜻 나서서 변화시키려 하지 않았던 삼거리 축제가 2003년부터 흥타령 축제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름만이 아니라 내용도 확 바꿀 예정이다. 관심을 끌지 못하고 시민참여가 저조한 행사들이 없어진 대신 춤이 축제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흥타령축제의 핵심은 춤 경연(群舞)을 중심으로 한 댄스 페스티벌이다. 첫해인 2003년에는 참가팀 경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2004년부터는 세계 각국의 유명 춤들과 한국의 다양한 춤을 볼 수 있는 축제가 마련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라질의 리우 삼바 축제나 일본의 소란마츠리 축제에 필적하는 축제를 만든다는 것이 천안시의 계획이다.
고속전철과 수도권 전철의 개통을 앞두고 있는 천안은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반도체와 LCD 생산단지가 위치하고 있어 이곳의 흥타령축제가 국제적인 춤 축제로 발전한다면 그 부가가치는 클 것이다.
참조 : 태권도축전과 태권도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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