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되네 : 제주도 스포츠관광산업
제주에 가면 각종 스포츠대회나 선수들의 전지훈련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002년 한 해 동안 전지훈련에 참가한 팀 중 축구가 무려 172팀에 6,655명이 참가하였다. 또 배구가 55팀에 1,768명이 다녀갔고 궁도가 135팀에 1,698명, 골프가 38팀에 896명, 육상이 33팀에 615명, 태권도가 20팀에 538명 등 제주도로 전지훈련을 온 팀만 총 572팀에 15,750 명의 선수가 다녀갔다. 이들이 소비한 돈은 모두 158억원을 넘었다.
여기에 제21회 아시아축구클럽선수권대회, 제2회 코리아오픈국제수영선수권대회, 제7회 제주국제마라톤축제, 한국과 잉글랜드간의 축구 A매치, 2002세계청소년유도선수권대회, US LPGA 골프선수권대회 등 13개의 국제 스포츠대회와 전국교수테니스대회부터 대통령배 전국시도대항복싱대회에 이르기까지 29개의 국내 스포츠대회를 유치하여 총 42개의 국내외 스포츠대회에, 선수 및 임원, 관람객을 합하여 모두 24만6천명이 다녀가, 총 1,620억 이상의 소비지출 증대를 가져왔다. 여기서의 소비지출이란 이들이 제주도에 체류하면서 쇼핑이나 식음료, 숙박 등을 위해 지출한 것을 말한다. 또한 골프관광객이 47만3천명으로 2,368억원을 지출하여 2002년 한 해 동안 스포츠관련 내도객이 제주 지역 소비지출 증대에 미친 효과가 총 4,153억원으로 나타났다. 괄목할 만한 스포츠관련 산업 성적표이다.
제주도 스포츠 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제주지역 산업 연관 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한 제주발전연구소의 연구에 의하면 총산출은 5,944억원, 총고용은 32,021명, 총소득은 4,408억으로 나타나 전년도 각 부문에 비해 3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는 청정 지역이다. 육지의 대다수 골프장이 동계 휴장에 들어가는 것과는 달리 온화한 기후와 쾌적한 자연환경으로 겨울에도 골프를 칠 수 있음은 물론 사계절 어디에서나 스포츠활동이 가능한 조건을 갖고 있다. 제주도는 축구, 배구대회 등 국내외 스포츠대회 개최와 사계절 전지훈련장의 홍보에 힙입어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특별법 제정에 따른 골프이용료 인하와 더불어주5일 근무제 실시로 늘어나는 여가시간은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낳게 한다.
스포츠이벤트 개최는 인근 산업의 유발 효과가 매우 큰 사업이다. 제주도에 스포츠대회를 보러 오는 관광객이나 선수들은 단지 운동만 하거나 아니면 경기장에 앉아서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고자 제주도 일대를 관광하고, 주차도 하고, 유명 음식점을 찾아 맛있는 식사도 하고, 선물을 구입하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지출이 2002년 한 해 동안 총 4,153억원. 항목별로 보면 쇼핑비가 509억원, 식음료 및 숙박비가 1,770억원, 기타(그린 및 캐디피, 오락 등)가 1,873억원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러한 경제활동은 제주도의 세수 증가로 이어진다. 여기에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주변을 단장하고 도로를 정비하는 여건 조성 투자가 발생해 고용이 늘어나고 시멘트 등 관련 산업에 활력이 발생한다. 2002년 한 해 동안 스포츠대회 관련 발생 총 고용은 32,021명. 이처럼 스포츠관련 이벤트는 고용증대 효과, 소득유발 효과, 지방세수증대 등의 경제적 효과와 지역이미지 강화 등 경제외적인 효과가 뛰어난 고부가가치산업이다. IMF 외환 이후 어려워진 제주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공해 고부가가치 산업인 스포츠산업을 제주도의 각종 관광과 연계 추진한 결과이다. 이른바 제주형 스포츠상품개발을 통한 연관 산업 육성 정책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거시적으로 보면 골프나 스키뿐만 아니라 마라톤, 테니스, 사이클,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활동에서 의류와 장비를 구입하는 것도 모두 연결된 소비행동으로 관련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
외국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호주의 시드니 시는 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나고 꾸준한 관광수요 증가를 보이다가 2000년 올림픽 개최해에는 5%의 급상승한 관광수요 증가를 보았다. 얼마 전 막을 내린 인기 TV 드라마 야인시대의 부천 촬영장이 세트장 유치 이후 많은 관광수입을 거두어들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호주 서쪽 남단의 퍼스(Perth)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이다. 이 지역은 1987년 개최된 세계적 요트 행사인 아메리카컵(America’s Cup)유치를 통하여 많은 대외적 효과를 가져왔다. Henley for Forecasting(1992)에 의하면 1990년대 초기의 영국 스포츠 관광시장의 가치는 45억 달러 정도이며 이중 39억 달러가 스포츠활동에 관련되는 직접경비 지출이고 6억 천만 달러 정도가 스포츠관련 분야의 소비에 해당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성장성이 높고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산업을 유치하길 원한다. 그러나 부존자원이 서로 다른 지역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첨단산업을 똑같이 유치하여 육성할 수는 없다. 이러한 면에서 스포츠관련 관광 산업의 개발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스포츠관광 사업은 특정자원에 한정되어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자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규모 재원조달이 어렵고 우수한 인력이 부족한 낙후지역에서도 지역산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 제주도는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아시아 최고의 스포츠 아일랜드를 목표로 전문인력 양성, 제주형 스포츠상품 개발, 연관 산업 육성 등 다양한 부대사업을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참조 : 세계인의 축제, 뚜르드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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